한국일보 인터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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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눈(SNS)사람’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인터뷰 콘텐츠입니다. 페이스북ㆍ트위터ㆍ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(SNS)에서 인기 있는 ‘소셜 스타’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합니다.














처음으로

- 정말 행복한가?
“그렇다.”

-어디서 행복을 느끼나?
“한화, 그리고 한화 팬들이다.”

야구계 대표 ‘극한직업’이라 불리는 한화 이글스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홍창화(36)는 ‘행복’을 묻는 질문에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답을 내놨다. 21세기 들어 우승 한 번 없고, 여차하면 뒷목 잡게 만들던 한화 야구를 10년간 응원해 온 그였다. 결국 2012년“가을야구 할 때까지 장가 가지 않겠다”는 각오를 내뱉은 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지금까지 공약(?)을 지키고 있다. 그런 그에게 한화, 한화 팬이란 어떤 존재였기에 서슴없이 ‘행복’을 이야기 했을까. 한화의 가을야구가 어느 해보다도 유력하게 점쳐졌던 2016시즌 홈 개막 3연전에 맞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그를 만났다.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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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한화 응원단장으로만 벌써 10번째 시즌이다.
A “2006년 처음으로 한화 응원단장을 맡았다. 2008년 한 시즌만 SK 와이번스 응원단장을 맡았지만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한화와 함께 했다. 청춘을 바친 팀인 만큼 내 인생에서도 한화의 비중은 클 수밖에 없다.”

Q 10년여의 시간 동안 한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.
A “말 하면 뭐하나. 유니폼 디자인도 계속 바뀌어왔고 홈 구장도 리모델링했다. 한화가 하나의 문화가 된 느낌이랄까? 여성 팬이나 학생 팬들도 많이 늘었다.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10년 전 한화는 진짜 최강팀이었다.(웃음)”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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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그 때부터 시작된 응원이 바로 8회 육성응원인데?
A “다시 말하지만 당시 한화는 진짜 최강이었다.(웃음) 그 때만 해도 팀 응원색깔이 가장 뚜렷한 팀이 롯데 정도였는데, 나도 한화만의 응원을 만들고 싶었다. 응원단 회의 끝에 육성응원이 탄생했다. 단순하면서도 강렬해 팬들의 호응도 좋았다.” (▶동영상 보기)

Q 그 때의 ‘최강 한화’를 지금까지 외쳐왔다. 흔들림은 없었나?
A “한화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 했고, 그 사이 꼴찌만 5번 했다. 나도 사람인데 흔들림이 없었다면 거짓이다. 2년 전이었나? 하루는 10점차 이상 벌어져 패색이 짙은 상황이라 육성응원을 슬쩍 건너 뛰려고도 했었다. 그런데 그걸 팬한테 걸렸다.(웃음) 팬 한 분이 응원 단상까지 뛰어내려와 “왜 육성응원 안 하냐”고 다그치시는데 “깜빡 했다”고 하고 부랴부랴 진행했다. 한화 팬들은 이기기만 바라는 게 아니었다는 걸 그 때 느꼈다. 응원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”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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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상대팀들이 ‘최강 한화’육성응원을 비꼴 때도 많았다.
A “어떤 팀은 어감이 비슷한 ‘죄가 많아’로, 어떤 팀은 ‘꼴찌 한화’로 되받아 치곤 한다. 나도 승부욕이 강한 사람인지라 그럴 때면 속에서 굉장히 끓어오른다. 그런 날 만큼은 꼭 이기고 싶은 데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. 언젠간 우승 한 번 하지 않겠나. 나도 팬들도 그 순간을 바라보며 응원하는 게 아닐까 싶다.”

Q 그래서인지‘극한직업’으로 꼽히는데?
A “아마도 내가 응원을 맡은 다른 종목(농구, 배구 등) 구단들도 최하위권이라 그 별명이 붙은 것 같다. ‘영고라인(영원히 고통 받는 인물들을 엮은 말)’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언젠가는 나아지지 않겠나, 언젠가는.”

Q 직업 자체도 고되지 않나?
A “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. 우선 시즌 전에는 새로 들어온 선수들 응원곡을 정하는 작업이 이뤄진다.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신경이 많이 쓰인다. 시즌이 시작되면 하루 4시간 동안 온 힘을 쏟는다는 생각으로 뛴다. 나이 탓인지 요즘 들어 힘들 때도 있다.(웃음) 치어리더나 응원 진행팀과의 팀워크도 중요하다.”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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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2008년 SK 응원단장을 맡았을 때 한화 경기장을 찾아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.
A “당시 나는 이벤트 회사와 구단 간의 계약으로 움직였다. 이벤트 회사와 한화 구단 모두 내 시작을 함께 한 곳들이었는데, 2008년엔 그 회사와 한화가 결별하게 됐다. 고민이 많았지만 회사와 함께 SK 쪽으로 옮겼다. 하지만 2년을 함께 한 한화를 어떻게 잊나. SK 홈경기가 없는 날 조용히 한화 경기를 찾았는데 그게 소문이 확 퍼졌다.”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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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팬들에게 공약을 잘 던지는데.
A “입이 문제인 것 같다.(웃음) 팀이 질 때가 많으니 처진 응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공약을 걸곤 했다. 그런데 갈수록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, 나도 더 끌리는 공약을 하게 됐다. 그러다가…”

Q 결혼 공약은 대체 왜 했나.
A “5~6년 전 일이다. 솔직히 그땐 한화가 몇 년 안에 우승 한 번 할 줄 알았다. 처음엔 우승하면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2012년에 ‘가을야구 하면 결혼하겠다’는 공약으로 바꿨다.”

Q 여자친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분은 무슨 죄인가.
A “교제한 지 3년 정도 됐다. 곧 1,000일인데 이 인터뷰를 빌어 참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. 올해 내 한국나이가 서른 일곱인데, 아무리 늦어도 마흔 되기 전에는 결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. 결혼이란 게 서두르기만 한다고 바로 딱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빨리 하려고 노력할 거다. 더 잘 만나고 싶고, 더 기쁜 마음을 안고 결혼 하고 싶다.”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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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여자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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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지난 10년간 진 날이 이긴 날보다 훨씬 많은데 팬은 늘고 있다. 왜일까?
A “‘마리한화(중독성 높은 한화 야구를 마리화나에 빗댄 말)’이 네 글자가 가장 좋은 표현 같다. 확실히 중독성이 있다. 한화는 이겨도 쉽게 안 이긴다. 점수차가 아무리 많이 나도 어떻게든 따라 잡히다가 마지막에 1점차로 이길 때가 많다. 그래서 더 긴장감 있고 스릴 넘치는 게 아닌가 싶다. 반대로 점수차가 많이 날 때는 마음을 비우고 마치 처음부터 시작하는 양 응원한다. 그러다가 안타 한 번 치거나 점수를 내기라도 하면 역전타처럼 환호하게 될 때가 많다.”

Q 대체로 한국사회선 ‘남들보다 잘해야’ 행복하단 느낌을 받는데.
A “조금만 내려놓으면 많이 편해진다.(웃음) 때론 지고 있을 때 내가 ‘지금이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 생각하라. 안타 하나만 나오면 우승이다’ 고 하면 팬들은 그 말도 안 되는 얘길 받아준다.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화 팬들은 야구를 즐길 줄 알고, 패배에 대한 대처가 현명하다. 야구장이란 곳은 스트레스를 받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풀러 오는 곳이다. 한화 팬들에게 행복이란 꼭 남을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.”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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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 매 경기 ‘나는 행복합니다’를 외친다. 본인도 정말 행복한가?
A “그렇다.”

Q 어디서 행복을 느끼나?
A “한화, 그리고 한화 팬들이다. 한화는 청춘을 함께 한 팀이다. 팬들도 이런 팬들 또 없다. 직업이 응원단장이지만 지금 와서 다른 팀 응원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. 한화만 10시즌 짼데, 솔직히 우승하는 거 한 번 보고 그만두고 싶다. 많은 팬들께서 계속 장가가라고 하시는데, 성적도 성적이지만 아마 교감도 많았고 식구 같아서 하시는 말인 것 같다. 더 행복해질 날이 많은 팀이다. 정말 오래 함께하고 싶다.”(▶팬들에게 전하는 영상 편지)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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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막내일 때부터 7년을 알고 지내왔다. 누군가를 응원하는 게 우리 일이지만 사실 사람인지라 힘들 땐 응원 받고 싶을 때도 있다. 그럴 때 잘 다독여주는 선배가 홍창화 단장이다. 평소엔 시크한 척 하는데 알고 보면 속이 깊다. 비가 오거나 경기가 길어져 체력이 바닥날 때, 혹은 유독 힘든 내용의 경기를 했을 때 본인도 힘들 텐데 주변의 동료들부터 잘 챙겨준다. 어떨 때는 여자보다 더 섬세한 면도 있다. 하지만 이제 좀 덜 챙겨줘도 좋으니 장가부터 갔으면 좋겠다.”



“매 시즌 선수들 바뀌는 걸 보면서 ‘응원단장은 바뀌면 안 되는데’생각한다. 올해도 한화에 남아줘서 고맙다. 팬들과의 공약 때문에 머리도 몇 번씩 밀고…. 정말 존경스럽다. 10년이 아니라 20년도 같이 했으면 한다. 그리고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. 지금 여자친구를 꼭 잡아야 한다. 아니, 여자분도 홍창화를 잡아야 한다. 홍창화 같은 남자도 흔치 않을 것 같다.”



“10개 구단 응원단장 중 가장 열정적이라 자부한다. 경기장에선 군기반장이지만 가장 막내까지 살뜰히 챙긴다. 누가 닭 한 마리를 줘도 자기가 혼자 먹지 않고 다 같이 나눠먹는다. 매년 가을야구를 할 거라고 예상되지만 큰 기대 않는다. 가을야구고 뭐고 제발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.”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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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든 사람들
기획 및 글 김형준 기자 mediaboy@hankookilbo.com
사진 김주영 기자 will@hankookilbo.com
디자인 백종호 디자이너 jongho@hankookilbo.com
프로그래밍 김태식 프로그래머 ddasik99@hankookilbo.com
속기 및 보조 위은지 인턴기자
동영상 김지호 인턴PD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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